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그의 저작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시간을 잃는 데에는 무관심하지만, 돈을 잃는 일에는 매우 민감하다." 이 말은 21세기 현대 비즈니스 리더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시간은 가장 공정하게 분배되었지만, 동시에 가장 소홀히 낭비되는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브랜드 리더가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음에도 전략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시간의 사용 방식'에 있습니다.
고전 인문학에서 시간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삶을 정의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세네카는 그 시간의 주도권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적 과제라 말합니다. 브랜드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가 하루하루 어떤 부분에 시간과 자원을 쓰는가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하기 전에 해야 할 질문
대부분의 리더는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도구를 찾습니다. 긴급성과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고, GTD나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같은 도구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네카는 이러한 기술 이전에,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정말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살아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브랜드 전략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케팅 예산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가,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 어떤 사업을 유지할 것인가 같은 결정들은 사실 철학적 기준 없이 진행될 때 방향을 잃습니다. 단순한 우선순위 정하기를 넘어,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를 다시 묻고 정렬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때 세네카의 시간 철학은 유용한 나침반이 됩니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무엇을 과감히 내려놓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세네카는 불필요한 관계, 허황된 목표, 과도한 사교 등을 삶을 갉아먹는 요소로 봤습니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삶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이유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른 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브랜드 리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한 확장 전략, 맹목적인 신기술 도입, 경쟁사 의식에 휘둘리는 마케팅 등 불필요한 업무에 시간을 쏟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팀의 에너지와 주의를 어디에 집중시킬지, 그리고 어떤 기회를 포기할지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지 실행력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기준의 문제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집중과 선택'을 강조하며, MVP(Minimum Viable Product) 전략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여기서 핵심은 완벽한 것이 아닌 '의미 있는 최소한'을 먼저 설정하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히 내려놓는 판단입니다. 이는 세네카가 말하는 불필요한 활동으로부터의 해방과 일맥상통합니다.
시간의 소외로부터 브랜드를 구하라
세네카는 "우리가 시간을 외부에 내어주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잃는다"고 말합니다. 그는 진정한 자유란 내 시간을 내가 통제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믿었습니다. 이 사유는 브랜드 운영에도 직결됩니다. 브랜드 리더가 외부 트렌드나 경쟁사의 움직임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순간,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전략적 일관성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타인의 일정에 맞추어 모든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결국 자신의 시간을 잃고, 브랜드는 일관된 방향을 잃게 됩니다. 이런 조직은 일시적 성공을 거두더라도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며, 결국 '남이 만든 리듬'에 휘둘리는 운영 체계가 되기 쉽습니다. 세네카가 강조한 것은 이런 소외로부터의 독립이며, 리더는 브랜드의 사명과 존재 이유를 다시 자문하고 그것에 따라 시간과 자원을 배분해야 합니다.
자기점검으로 조직의 에너지를 되살리다
리더의 시간 사용 방식은 곧 조직의 에너지 구조를 결정합니다. 세네카는 '하루를 어떻게 사용할지 정하는 것이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브랜드 전략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조직 내 많은 회의가 형식적으로 반복되고, 리더는 이메일과 메신저 대응에 하루를 허비하며, 진정으로 중요한 결정은 미뤄지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자기 점검입니다. 어떤 회의는 하지 않아야 하고, 어떤 프로젝트는 접어야 하며, 어떤 업무는 타인에게 위임해야 합니다.
애플의 팀 쿡은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 하루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재점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루틴이 아니라, 철학적 자기성찰에서 비롯된 시간 사용의 방식입니다. 세네카의 방식대로라면, 하루의 선택이 인생을 결정하고, 하루의 전략이 브랜드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브랜드 리더의 철학적 도구로서 고전 인문학
고전 인문학은 단순히 과거의 사유 체계가 아니라, 오늘날의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길을 찾게 해주는 지적 나침반입니다. 세네카는 철학을 '행동의 기술'이라 불렀습니다. 그에게 철학은 추상적 지식이 아니라, 혼란한 삶을 통제하고 이끌기 위한 실천의 도구였습니다.
현대의 브랜드 리더가 당면한 문제들 역시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ESG 요구, 조직문화의 다원화, 기술의 진보 등은 단순한 전략이 아닌, 철학적 기준과 통찰을 요구합니다. 이때 고전 인문학은 단단한 사고의 틀을 제공하며, 리더가 일관성과 방향성을 유지하는 데 강력한 기반이 됩니다.
철학으로 시간을 되찾는 리더십
세네카는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그것을 낭비할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랜드 리더에게 이 말은 곧,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도 의미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그것을 흔들림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누구의 기준에 따라 시간을 쓸 것인가. 어떤 고객과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설계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은 단순한 관리 기법이 아닌 철학적 사고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세네카의 시간 철학은 단순한 '시간 관리법'이 아니라, 리더로서 존재하는 방식을 바꾸는 전략적 사유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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