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인문학과 현대 비즈니스

논어에서 배우는 피드백 기술: 조직을 살리는 칭찬과 질책의 지혜

forget-me-not2 2025. 7. 11. 10:22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상사와 부하, 동료 간의 칭찬과 질책은 구성원의 동기부여, 성과 향상, 조직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의도를 담고 있다 해도, 말의 방식이 서툴거나 맥락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갈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전 인문학, 특히 『논어』에서 찾을 수 있는 말의 윤리와 소통의 지혜는 매우 실천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의 본질, 말의 태도, 리더십의 덕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고전입니다. 오늘날 조직 내에서 칭찬과 질책이라는 언어적 행위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공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심이 담긴 과하지 않은 칭찬

공자는 논어의 「위령공」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이는 칭찬의 기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 칭찬은 사람을 살리는 말이자 동기를 일으키는 자극이지만, 과한 칭찬은 오히려 부담을 주고 신뢰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논어의 「학이」편에서는 "성실하게 말하되, 아첨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이는 리더나 동료가 진정성을 담아 인정하되, 상대의 기분만을 맞추기 위한 공허한 칭찬은 피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진정한 칭찬은 구체적이고, 타이밍이 적절하며, 상대의 성장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기획안은 고객 관점이 잘 반영되어 있어 좋았습니다"라는 식의 칭찬은 단순한 말보다 훨씬 신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감정을 풀기 위한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한 질책

질책은 조직의 기준을 세우고 행동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지만, 잘못 사용되면 개인의 자존감을 해치고 관계를 악화시키게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논어 「자한」편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경하되, 권위적이지 말며, 진심은 있되 상처 주는 말은 하지 말라.” 이는 조직에서 질책할 때 꼭 유념해야 할 내용입니다.


공자는 제자의 잘못을 지적할 때도 인격을 모욕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했습니다. 논어의 「자로」편에서 자로가 경솔하게 말했을 때, 공자는 즉각 호통치지 않고 조용히 그 의미를 되묻고, 상황의 무게를 일깨워주었습니다. 이는 오늘날 조직에서 피드백을 줄 때도 감정적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상황을 환기시키고 스스로 인지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말의 시기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 예의의 출발점

리더는 피드백을 줄 때 1:1 대화의 맥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이메일이나 메신저 같은 비대면 매체의 사용에서도 표현 수위와 말의 온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고전에서 강조하는 ‘때’와 ‘장소’의 개념은 현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논어 「옹야」편에는 "말은 적절한 때에 해야 빛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곧 칭찬이든 질책이든 언제, 어디서, 누구 앞에서 말하는가가 그 효과를 좌우함을 의미합니다. 공개석상에서의 질책은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고, 비공식적 대화 속의 칭찬은 오히려 더 큰 동기를 유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말의 목적은 상대의 성장에 있어야 합니다

공자는 말을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항상 상대의 성장, 성찰, 인격 완성을 목표로 대화에 임했습니다. 이는 오늘날의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피드백이나 질책의 목적이 상대의 향상을 위한 것인지, 단지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실수는 왜 반복되나요?”라고 묻기보다는 “이 부분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라고 질문하는 방식이 공자의 대화법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책임을 묻되, 해결을 위한 동반자로서의 입장을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피드백 훈련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는 기업일수록, 말의 목적이 상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용만큼 중요한 말의 형식

"말이 세련되지 않으면, 뜻도 전해지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은  조직 내에서 말의 내용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그 형식이 거칠거나 단정적이라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기업에서는 말투, 문장 구성, 비언어적 요소(표정, 제스처 등)까지 모두 포함하여 커뮤니케이션 매너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전달을 넘어, 상호 존중과 신뢰 형성의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됩니다. 공자의 지혜는 우리가 ‘무엇을’ 말할지만큼이나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고전에서 배운 말의 태도, 조직문화를 바꾸는 출발점입니다

칭찬과 질책은 단지 말의 기술이 아니라, 조직문화 전반을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고전 인문학, 특히 『논어』에 담긴 공자의 언어 윤리는 현대 비즈니스 현장에서 ‘리더십’, ‘조직 소통’, ‘심리적 안전’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되며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진심 어린 칭찬, 존중을 담은 질책, 맥락을 고려한 대화, 성장을 이끄는 말하기 방식은 모두 더 나은 조직을 만들어가는 말의 힘입니다. “그대의 말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고전은 지금도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